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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KIE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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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농산물로 웃음을 만드는 '가로주름'

2020.04.02 공유하기 팝업 열기

우수한 지역 제품을 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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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광양 사라실 마을의 초여름에는 보랏빛 라벤더 향으로 가득하다. 매년 6월이면 광양을 가득 채운 라벤더를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이 방문한다. 축제장 한쪽에는 이들에게 판매할 라벤더 비누와 미스트 등 기념품이 놓여있다. 해당 특산물은 지역의 색채를 담고 있으며 우수한 품질을 지녔지만, 지역에서만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를 본 전남대 LOOKIE 가로주름(이하 ‘가로주름’)은 지역 특산물의 낮은 브랜드 평판을 높이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품마다 각 마을과 농가만이 지닌 이야기를 입히는 ‘살아있는 마을의 시작(이하 ‘살마시’)’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튜브에 담은 호남의 과일 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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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주름이 준비 중인 세 가지 맛 튜브 형태의 잼 (왼쪽부터 딸기, 오디, 단호박)

 

살마시 프로젝트는 현재 두 가지 사업을 펼친다. 첫째는, 호남 지역의 알려지지 않은 특산물을 모아 튜브형 잼으로 가공하는 ‘잼있는 이장’이다.

 

호남 지역은 우리나라 농산물의 많은 부분을 생산한다. 하지만 전체 생산량의 30%에 달하는 농산물이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B급 농산물로 분류돼 갈 곳을 잃는다. 잼있는 이장은 이를 활용한 잼을 만들어 푸드 업사이클링을 실현한다.

 

모양도 조금 낯설다. 기존 잼은 대용량의 유리병에 담겨있어 섭취 시 침과 물이 들어가 곰팡이가 생기는 경우가 잦았다. 잼있는 이장은 이를 개선하는 동시에 늘어나는 1인 가구를 겨냥해, 잼을 소분하고 튜브형 용기에 담아 편리성을 높였다.

 

잼있는 이장은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담은 세 종류의 맛으로 구성됐다. 담양 장수마을의 딸기잼은 시중에 ‘국내산’으로만 기재된 딸기에 ‘담양’을 명시하여 지역성을 담았다. 여수 수전마을의 오디잼은 조부모 세대가 유년 시절 자주 접할 수 있었던 오디의 친근함을 전달하고자 했다. 함평 학다리마을의 단호박잼은 건강과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사람의 욕구를 겨냥했다.

 

잉여 농산물이라고 모두가 잼있는 이장의 원료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잼있는 이장은 기존 농업인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는 청년 농부나 도시에서 귀농한 농가의 농작물을 우선 활용하며 작은 의미를 더했다. 세 가지 잼은 성분검사와 영양검사를 마친 뒤, 이르면 오는 9월 20일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한입에 담은 호남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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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주름이 직접 만든 디저트 (가장 위부터 단호박 타르트, 오디 크럼블바, 단호박 파운드케이크)

 

두 번째는, 호남 농산물을 활용한 디저트 사업인 ‘HANMA:D(이하 ‘한마디’)’다. 한마디는 ‘한입에 담은 마을의 디저트’를 줄인 말로, 젊은 세대의 입맛을 겨냥해 마카롱과 티라미수 등 다양한 디저트를 제조한다.

 

한마디는 디저트 제작을 위해 틈틈이 지역 베이커리 교육업체와 협력하여 제품 개발에 몰두했다. 수많은 시도 끝에, 호남 지역 농산물 오디와 단호박을 활용한 크럼블 바, 타르트, 파운드 케이크 개발에 성공했다.

 

우연한 기회도 찾아왔다. 무등산 브루어리 윤현석 대표는 청년들의 노력에 감명받아, 이들의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카페 공간을 과감히 투자했다. 카페 ‘스위트업(광주광역시 동구 필문대로289번길)’은 지난 8월 12일 문을 열어, 지역 농산물로 만든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

 

디저트 메뉴에는 해당 재료가 재배된 지역을 기재해, 알려지지 않은 지역과 지역의 농산물을 홍보하고자 한다. 향후 로컬푸드를 활용한 디저트 개발에 힘써 새로운 메뉴도 추가할 예정이다.

 

 

 

 

새로운 영역으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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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2일 문을 연 가로주름의 오프라인 매장 '스위트업' 내부 모습

 

잼과 디저트 사업을 펼치는 가로주름은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황현조 리더는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는 아니지만,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 안정된다면 향과 관련된 특산물을 이용해 디퓨저와 미스트 등 신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로주름은 로컬푸드를 활용한 잼과 디저트만 팔고 있는 것이 아니다. 웃을 때마다 얼굴에 생기는 옅은 가로주름처럼, 그들은 옅은 웃음을 주는 지역의 이야기도 전한다.

 

가로주름은 현재 사업을 발전시켜 전국의 시골 마을에서 생산된 특산품을 이용한 제품 개발을 꿈꾼다. 언젠가는 가로주름을 통해 전국의 다양한 마을 이야기를 들으며 웃음 지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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